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업 영화가 아닌 독립영화 그 것도 다큐멘터리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워낭 소리’
올 초 7개 관에서 개봉했는데 무서운 입소문을 타고 지금 약 50 개관 까지 상영관을 늘렸다고 하죠.
여자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해서 압구정 CGV 에서 7시 50분 영화를 봤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75분 정도의 상영시간 내내 입가에는 웃음이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더군요.
정말 우리가 오래 잊고 살아왔던 무언가를 기억나게 하는 영화 였습니다.
할머니의 세월따라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한 마디 하 마디가 어찌나 웃음나게 하던지.
아무 말씀 없이 듣고만 계시다 한 말씀 툭 던지시는 할아버지…
그 두분에게서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비록 우리 부모님께서 농사를 지으시지는 않으 셨지만 그 젊은 시절 고생해서 아들, 딸 키워 주신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할아버지와 한 평생을 친구처럼 서로를 위로해 주며 살다 죽은 소의 모습에 잠깐 제 자신도 다시 생각해 보기도 했구요.
막장 드라마에 막장 영화… 엽기적인 살인 사건들이 판치는 세상에 오랜 만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를 보게 된게 참 다행이었습니다.
물밀듯 밀려드는 커다란 감동이 아니라 딸랑…딸랑…작고 은은한 워낭 소리 처럼
가슴 속 싶은 곳에서 알 듯 모르 듯 잔잔하에 일어나는 감동이 있는 영화 였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부모님 함께 가서 보셔도 좋을 소주한 영화 입니다.
아직도 그 워낭 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이런 좋은 영화들이 더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덧.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자 또 우리나라의 찌라시 언론들이 난리치기 시작하는 것 같네요.
할아버지, 할머니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영화 보신 분들도 영화로만 감동하시고 조용히 살고 계신 두분의 삶에 끼어 들이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물론 그 곳에 가보고 싶기도 하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