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8. 12. 09:00
내가 대학교 일학년때 그러니까 96년 그해

유난히 삐삐가 유행했다

아니 유행이 아니라 온통 삐삐 세상이었다

그때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지금 이렇게 주머니 속에 목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닐지

암튼 그 땐 우리의 유일한 통신 수단이 삐삐였다

숫자만 되던 삐삐에서 음성을 남길수 있게 발전하더니 문자까지

문자삐삐는 써보지 못했지만

대학교 신입생때 삐삐로들어온 음성을 확인하려고 공중전화 박스 앞 긴 줄에서

얼마나 오래 기다렸던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이제는 애물단지가 된 공중전화지만 그때는 그게 얼마나 인기가 많았었는지 모르겠다

암튼...그렇게 그렇게 그해가 지나고 군대에 가고

몇번의 휴가 그리고 제대

누구하나 빠지없이 가지고 있던 그 삐삐가 사라져 버렸다

이제 누구도 삐삐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

그때 그게 구속이란걸 알았을까??

지금은 휴대폰 처럼....

모두들 스스로 선택한 구속


회사에서 얼마전에 삐삐가 나왔다

회사내에서만 사용 할 수있는 뭐...이래저래 일 때문이겠지만

예전에 가졌던 그 느낌이랑은 많이 다르다

그땐 기다림과 기대가있었는데

이젠 그냥 구속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갑자기 예전의 그 삐삐 생각이 난다

사진도 올려보려고 아무리 찾아 봐도 내가 가지고 있던 그놈이 보이지 않는다

집에 내려가면 직접 찍어와서 올려야 겠다